시인끝페
시작은 인도, 끝은 페루
첫 해외여행을
장기간 여행으로 계획한 김토익
검색창에서 시인끝페 검색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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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고 있는 PALACE ON STEPS 호스텔 창문에 햇빛이 잘 들어와서 그런가?
어김 없이 새벽 4시반 쯤경에 눈이 떠졌다.
사실 이 날도 길게 자진 못했다.
아직은 모든 걸 경계하는 여행초보라서 그런가..
새벽에 눈을 뜨고 테라스에서 겐지스강을 바라보다가 비가 엄청 쏟아졌다..
어제는 실수로 바라나시역을 다녀왔는데 이 비에 또 바라나시역까지 가야해??
싶었지만 "All come down in India."
될때로 되라. 포기하면 편하다..
그렇게 비는 억수처럼 쏟아지고 K군과 나는 아이폰안에 있는 장기어플로 장기를 뒀다.
3판가량 두니까 거짓말 처럼 비가 그쳤다.
거의 하루종일 올 기세처럼 내리던 비 였는데 벌써??
어김없이 아침은 탄 빵 네조각에 얼은버터 뜨거운 짜이 한 잔.
짜이 묘한 매력이 있다. 입맛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특히 K군은 마시는 차를 좋아하는데 짜이를 상당히 만족스러워한다.
또 다시 우리는 짐을 싸기 시작했다.
괜찮았던 PALACE ON STEPS 게스트하우스
바닥에는 개미가 우굴우굴 되지만.. 정전 자주되는 바라나시에서는 에어컨이 괜찮은 편 (물론 실외기 켜질때만)
"어제처럼 하면 돼. 어제는 예행연습이야."
장난도 쳐보며 파이팅 할까 했지만 어제 기쁘게 떠나던 마음에 80프로 정도였다.
몇일동안 재밌게 이야기하던 하리 나라야에게
"Today is really check out."
장난스레 한 마뒤 던진다.
나라야는 자기가 일한지 이제 이주가량 되었지만 투숙객중에 자기한테 관심 보인사람이
우리가 처음이라고 했다.
여행지에 가서 인증샷 남기고 보는것도 좋지만 이렇게 현지인과 교감하는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신참이라 그런가.. 루피(=밀짚모자)를 원하진 않는다.
그 마음 변치않고 밝게 투숙객을 맞아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멍카페에 갔다.
선재가 우리를 보자 말자 크게 웃는다.
"왜 다시왔어요ㅋㅋ"
선재의 한국어를 들을때마다 참 놀랍다.
"선재 보고 싶어서 다시 왔어요ㅋㅋㅋㅋㅋ"
물론 그는 믿지 않는 표정이었다..
또 맛있게 밥을 먹고 눕는다..
처음 여기 올때는 어색했지만 이젠 우리가 주인마냥 잘 눕는다.
한국인 세명이 왔지만.. 어색해서 인사는 간단하게 했다.
비수기라서 K군이랑 나는 올레를 외치며 인도에 왔지만.. 같은나라 사람을 보면 어색 할 정도다.
초면인데도 다섯명은 각자 잘 잤다.
선재는 동국대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 한국에서 1년반 가량 유학을 하였고 전에 포스팅 했듯이
선재 덕에 상처를 처음에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정말 인사를 하고 멍카페를 나선다.
"어제 연습했으니 오늘은 바라나시역 한번에 잘 갈꺼야."
이상한게 백팩을 메고 고돌리아를 지나 바라나시로 향하면 많은 호객꾼들이 잡는데,
백팩을 메고 바라나시를 벗어나면 잡지 않는다.
바라나시의 상도덕인가..?
아무튼 로컬병원에 들려서 또 무료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어제처럼 길을 가려하는데..
또 헤맸다.
우리가 그럼 그렇지.. 하아..
어디 이상한곳에서 오토릭샤를 탔다. 150루피 부르길래 100루피에 후려쳐서 탔더니
자기가 빠르게 왔으니 20루피 더 달란다.
좋은 추억이 많은 바라나시에서 더 이상 악몽은 싫었다.
곱게 20루피 더 주고 우리는 바라나시역에 들어섰다.
분명히 많은 가이드책에는 기차 연착이 많이 된다고 하는데 우리 기차가 떠있다.
감으로 유추하는거지만 전광판에 A는 Arrive 도착시간 D는 Departure 출발시간 같았다.
열차번호 시간을 확인하고 게이트 8로 갔다.
인도기차는 참 헷갈리는게
1. 기차 맨앞에 적혀있는 번호가 기차 번호가 아니다. 칸 마다 다르니까 AC 3 이면 AC 3에서
자기 열차 번호를 확인하라.
2. 내릴때 안내방송은 없다. 명찰 단 인도인한테 묻던지 외국인들 눈치봐서 같이 내려라.
그리고 출발 30분전부터 기차가 들어오는거같다.
외국인 티케팅 하는곳에서 쉬지말고 일찍 기차를 찾아서 짐을 먼저 때려박아 넣고 와이어줄로 감아서
자물쇠를 채우자.
먼저 넣는게 임자다.
이런식으로 하면 딱 좋다.
보조가방은 잘때 안고 자자.
근데 델리에서 바라나시 가는 열차 보다 널널했다.
호주인 두명이 있어서 내가 간단하게 힌디를 알려줬다.
"유 니드 투 투 힌디스., 나히 민즈 NO, 하~ 민즈 YES."
그러더니 인도인 두명이 나보고 힌디 선생님이라고 웃는다.
호주인 영어 발음이 너무 빠르다.. 영어 초보인 나는 꾸역꾸역 대답했다.
여긴 델리역에서 출발하는 기차역처럼 외국인 안전설명서 읽은 사인도 없었고 처음에 표 검사를 하지 않았다.
아 그리고 사람들이 널널하게 탔다. AC3 이라 그럴수도 있고.. 카주라호가 작아서 그럴수도 있고..
델리기차처럼 뭔가 팔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파는게 없다..
K군은 지쳐서 먼저 자기로 하고 나는 킨들터치로 책이나 읽었다.
여행떠나기전에 고민하다가 중고로 샀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눈도 안아프고. 이렇게 시간 때울게 없을때 딱 보면 좋은 것.
12시간 기차인데 중간에 자다가 잠결에 표 확인을 냈다.(표 검사는 오직 검은수트를 입은 사람만)
많이추워서 그런지 일어나니까 몸 상태가 안 좋다.
연착 안된 줄 알았는데 딱 1시간 연착이더라.
새벽 5시 쯤 바라 본 기차 밖에 모습..
인도인만 있어서 그런가
살짝 무서웠다.
첫 느낌은 델리역과 바라나시역보다 작았고.
이른 아침 도착이라 그런지 사람이 적었다.
오토릭샤 와 딜을해서 호갱님 호텔까지 100루피 들었다.
싼지는 모르겠지만.. 카주라호역에서 카주라호시내까지 거리를 생각하면 합리적이라고
나랑 K군은 만족하기로했다.
기찻길 막아놓으니 소들도 기다리더라.
알고 기다리는건가?
기차가 카주라호를 지나가듯 하더니 다시 거꾸로 기차역으로 들어간다.
연료를 안 넣은가? 오만 생각을 다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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