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목표, 늙은 늑대를 처단하라"
사람마다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 더 알고, 덜 알고 차이는 분명 있을 것입니다.
제 기준으로는 안중근 의사에 대해 아는 것은,
하얼빈에서 일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에 성공함으로써
주권을 잃은 대한민국의 항일투쟁의 의지를 알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영화 하얼빈은 후기는 어땠는가요?
우선 폭망 한 느낌은 아니고, 재밌게 봤으나 아쉬웠습니다.
영상미가 좋다는 말은 들었는데, 영상미는 좋았습니다.
주인공을 안중근 의사로 하고, 12월 말, 연말에 개봉해서, 한 달 뒤 설날 특수까지 있었습니다.
그러면 관객수가 꽤 모여야 했는데, 개봉이 한 달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누적 관객수 464만 명으로 영화 '하얼빈' 손익분기점 580만 명에 미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이순신 치트키처럼, 안중근 치트키는 왜 먹히지 않았을까?
영화 '하얼빈'에서는 안중근 의사가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실제 주인공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서브 캐릭터로 나온 이창섭(이동욱 배우)이나, 김상현(조우진 배우) 등이
더 주인공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해당 캐릭터 이창섭, 김상현은 영화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들입니다.
영화 재미를 위해서 만들었지만 그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서 존재할 캐릭터들을 만든 셈이죠.
이미 주권을 잃은 상태에서 그 시대의 독립운동가들은
힘들고, 춥고, 배고프며, 어려운 상태에서 옆에 동료들이 죽어나가는 것이 실시간을 보고 있습니다.
"이런다고 독립이 되겠냐?"라는 생각이 머리에 떠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반면에 강경파도 생깁니다.
일본군에게 죽어나간 동지들, 백성들을 생각하면 일본군을 살려 둘 필요가 있을까?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그린 캐릭터들입니다.
먼저 이창섭은 강경파 독립운동가로 그려집니다.
안중근 의사가 일본군 포로를 풀어주려고 할 때도,
일본군을 풀어주면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 죽어나간 동료들이 안 보이냐 안된다 라며,
타협이 아닌 무력투쟁을 주장합니다.
또한 합류가 늦어지는 동지들이 혹시 밀정이 되지 않았는지,
의심을 거두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강경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반면에 김상현은 전자의 고뇌를 하게 된 캐릭터입니다.
중간 전개쯤에서는 우덕순(박정민 배우)이 뒤늦게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합류하면서,
약간 밀정이 된듯한 의심을 삼게 만듭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김상현이 밀정이었습니다.
독립투사로 활약하다가 일본에 붙잡힌 그도 잔혹한 고문 앞에서는 한 없이 약해지는 인간의 모습,
그리고 밀정으로 활약하면서 괴로워하는 모습들이 그려집니다.
오히려 주인공 안중근 의사의 서사와 고뇌를 그려도 모자랄 판에,
김상현이라는 캐릭터의 서사만 완벽하게 그려지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변절자는 처단해야 한다는 대사에서 영화 '밀정'이 생각났으나,
여기서는 김상현에게 기회를 주게 됩니다.
결국 마지막에는 본인을 밀정으로 만들고 안중근 의사를 지독하게 추적하던
모리 다쓰오를 칼로 베어 버리면서 독립투사로 굳건해졌음을 보여줍니다.
(해당 장면에서는 안중근 의사와 마친가지로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른 모습이 나옵니다.)
영화 하얼빈 후반부에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으로 관객들을 초대합니다.
생각해 보면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서 처단한 것을 교과서에서 배웠지만,
직전에는 어떤 과정이고, 어떻게 실제로 저격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통해서 그때 그 심정이 어땠고, 그랬을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격하는 과정과, 이후에 고공 샷으로 잡히는 게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좀 더 극적인 효과를 주거나 그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요.
고공 샷으로 갑자기 바뀌면서, 어디로 눈을 둬야 하지? 조금 정신이 없었습니다.
다만 고공 샷이 잡히면서
'코레아우라'(대한독립만세) 라는 말이 울려 퍼지는데 이 소리가 장면이 전환될 때도 들리는 효과는 좋았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차라리 안중근 의사 1인칭 시점에서 또는
이토 히로부미 1인칭 시점에서 그날의 전개를 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영화 '하얼빈' 이후 궁금해서 찾아본 내용
1. 영화 '하얼빈'의 손익분기점은 580만입니다.
2. 영화 '하얼빈'은 우민호 감독이 제작했으며, 전작은 '내부자들',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 등이 있습니다.
우민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10월 26일에 벌어진 역사적인 사건을 연달아 영화로 만들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는 중국 하얼빈에서 일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청와대 경호실장을 암살했습니다.
3. '까레아 우라(Корея Ура!)' 러시아 말로 대한 독립만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 후, 가슴 안에 있던 태극기를 높이
들어 올리며 에스페란토어로 '코레아 우라!'라고 3번 크게 외쳤습니다.
에스페란토(Esperanto)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인공어입니다.
4. 영화 '하얼빈'의 김상현, 공부인, 모리 다쓰오, 이창섭 모두 가상 인물입니다.
5.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직전까지도 이토 히로부미의 얼굴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군중의 환대를 받는 이토 히로부미를 확인하고,
3발가량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고, 혹시 다른 사람이 이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옆에 일행들도 저격해서 중상을 입혔습니다.
6. 안중근 의사가 사용한 총기는 FN M 1900(브라우닝 제 반자동권총 M1900)입니다.
1896년 개발되었으며, 미국 존 브라우닝이 개발했습니다.
총 7발 중 6발을 격발 하고, 한 발을 남겼습니다.
이 한 발이 자결용이라는 추측도 있으나, 안중근 의사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가톨릭에서 자살은 과거에는 장례 미사도 치러 주지 않았을 정도로 큰 죄악이었습니다.
실제로 안중근 의사는 당시 자결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고
이토 처단 후 재판에서 이토의 죄를 낱낱이 밝힐 생각이었다고 여러 번 진술했습니다.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한 발을 일부러 남겼다는 게
정설입니다.
7. 우민호 감독은 '영웅 안중근'이 아닌 거사를 치르기 위해 하얼빈까지 가는
여정 속 고뇌와 번뇌, 두려움, 고독, 쓸쓸함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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