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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이야기

현대차 X 애플 애플카 협상, 시나리오 3가지

by 김토익 2021.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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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에 앞서 현대차와 애플의 협상과정의 정확한 사실을 알 수는 없다.
(그러므로 정말 협상이 이뤄진다면 이 글 내용도 다 사실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가질 수 있는 정보 기반으로 퍼즐을 맞춰보는 것도 재밌지 않은가?

 

언론보도를 가지고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개인적인 견해로 작성하는 글임을 인지하고 읽어주시길 바란다.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애플카' 협력설은 1월 초 코스피가 3,000 돌파의 모멘텀이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LG에너지솔루션으로 비롯한 이차전지도 강했지만, 단연 1 대장은 현대차그룹 중심의 자동차 관련주 들이었다.

 

내가 생각해 본 시나리오는 총 3가지이다.

 

1. 현대차 또는 애플이 불쾌했다.

 

2. 현대차가 순진했다.

 

3. 언론이 망쳤다.


1. 현대차 또는 애플이 불쾌했다.

- 현대차는 애플과 정말 진실한 파트너를 원했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기술이 강하고, 애플은 IT플랫폼에 강하다.

 

그리고 서로는 서로의 강점을 협업 또는 나눌 수 있다면, 분명 WIN-WIN이 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그런데 최소한 한쪽 혹은 양쪽 다 불쾌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2월 8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을 대량생산하는 폭스콘(FOXCONN) 같은 '글로벌 하청업체'을 원하는 듯하다.

 

폐쇄적인 생태계, 비밀주의 등으로 기술력을 쌓아온 애플은 자신의 강점을 현대차에게 나눠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엥? 내가 왜 너네한테 기술력을 나눠줘? 당연히 너네는 폭스콘 같이 제조만 해줘~

 

 

 

 

그러면 현대차는 어떻게 받아 드릴까? 당연히 기분이 좋을 리 없다.

 

 

2020년 말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그룹 하반기 임원 인사를 잠시 살펴보자.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미래 사업과 신기술 역량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2020년 하반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신규 임원 승진자 가운데 약 30%는 미래 신사업, 신기술 R&D 부문에 집중된 인사였다.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모빌리티),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로보틱스 등 분야에서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애플이 현대차를 자신들 기술은 안나눠주고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만 하라고?

 

현대차 입장에서는 애플의 애플카는 개뿔 빡치는 소리이다.

 

다른 하청을 찾아. 우리는 우리 길을 만드는데?

 


2. 현대차가 순진했다.

- 생각보다 현대차는 진심이었을 가능성을 생각해보자.

 

전기차 1위인 테슬라를 현대차가 당장 따라갈 순 없다. 하지만 따라갈 수 있는 가능성은 크다.

 

왜? 대한민국에는 세계적인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가 무려 3개나 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전기차의 관건은 전기차 배터리가 될 가능성이 큰데, 같은 국적 기업이라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코로나로 경영환경이 많이 흔들리자, 대한민국 대표 오너들은 경영 회동을 시작했다.

 

K-배터리 동맹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고, 그 중심에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었다.

 

테슬라에 비해 현대차는 후발주자였지만, 다른 나라 자동차 업체보다는 배터리 부문의 강점이 분명해 보인다.

 

그런 현대차그룹이 애플의 IT 기술력, 플랫폼을 품을 수 있다?

 

이건 현대차 입장에서는 테슬라를 씹어먹겠다 라는 판단을 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현대차를 순진했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아쉬운 소리를 할 게 없는 슈퍼갑이다.

 

반면 애플도 전자부품 업계에서는 아쉬운 소리를 할 게 없는 슈퍼갑이다.

 

경험해 본 전자부품 제조업체들은 애플이 어떻게 하는지 아주 잘 안다.

 

애플 공급을 따내냐, 말아먹냐에 따라 회사 자체가 휘청거리기도 한다.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잘 알지만, 어쩔 수 없는 게 애플은 큰 손이기 때문이다.

 

 

출처 : 한국경제
출처 : 조선일보


3. 언론이 망쳤다.

- 결국 중간에서 신나고 돈 버는 것은 언론이다.

 

2월 3일, OO일보에서 단독기사로 애플과 기아차 4조 원 규모 투자를 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기사에는 아주 구체적인 내용이 실렸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정식 계약을 위한 실무 조율이 진행 중이며, 당초 계약 시기가 2월 초였다.

 

그게 한 차례 미뤄져 2월 17일쯤 계약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정도 구체성으로 미뤄보면, 내부의 휴민트(HUMINT) 정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기사는 2월 3일 09:00, 대한민국 주식시장 개장과 함께 게재되었으며, 기아차의 주식은 뜨겁게 화답했다.

 

그리고 한 시간 뒤, 기아차 계약 관련 '사실무근'이라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웃긴 점은 10~15분 뒤 '사실무근' → '아직 결정된 바 없다.'라고 제목을 바꿨다.

 

언론의 정신없는 분신술을 쓰는 동안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기아차 등에 투자한 사람들도 대혼란을 하고 있었다.

 

2021년 2월 3일 기아차 주식 차트 5분봉

 

 

이렇게 국내 언론사들이 정신없이 분신술 하는 동안 애플도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직 계약을 체결하기도 전에 이런 구체적인 기사를 내보낸 적은 애플 입장에서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구체적이었던 계약도 파기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물론 2월 10일 기준이며, 향후에 바뀔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애플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계약도 전에 꽤 구체적인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었으니 말이다.


 

이상 현대차 X 애플 애플카 협상 관련 생각해 본 3가지 시나리오이다.

 

재미로 생각해 본 것이니, 재미로 읽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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